0.
시험은 공덕에서 아침 8시 반.
꽤 일찍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대방-여의도 구간이 엄청나게 막히더라..
정확히 8시 반에 대기실에 도착하니 20여 명 정도 있었던 것 같다.
1.
대기실에서 번호를 뽑는데 운좋게 앞번호가 걸렸다.
한 30여분 기다리면서 같이 학원 다녔던 사람이랑 마지막으로 레시피를 정리.
두근두근했지만 2인 1조로 같이 들어가는 사람이 너무 심하게 떨어서 난 외려 안정이 됐다ㅋㅋ
2.
그리고 시험장에 들어가자마자 화이트보드를 보니 만들어야 할 칵테일이 적혀있었다.
아뿔싸..
1) Mai-Tai
2) Rob Roy
3) Angel's Kiss
잠시 레시피를 소개하자면
1) Mai-Tai
Light Rum |
1 1/4oz |
Triple Sec |
3/4oz |
Lime Juice |
1oz |
Pineapple Juice |
1oz |
Orange Juice |
1oz |
Grenadine Syrup |
1/4oz |
Dark Rum |
1dash |
Shake |
Pilsner |
A Wedge of Fresh Pineapple & Cherry |
2) Rob Roy
Scotch Whisky |
1 1/2oz |
Sweet Vermouth |
3/4oz |
Angostura Bitters |
1dash |
3) Angel's Kiss
Créme De Cacao(White) |
1/4 Part |
Light Milk |
1/4 Part |
Sloe Gin |
1/4 Part |
Brandy |
1/4 Part |
하나같이 까다로운 것들이다.
Mai-Tai는 공식 레시피 중 들어가는 종류가 제일 많고, Rob Roy는 그나마 쉽지만 Stir 기법이라서 헷갈리기 쉽고, Angel's Kiss는 사진도 올린 바 있지만 Float 기법이라 까딱하면 바로 망친다.
레시피를 보는 순간 현기증이 몰려왔고..
학원에서 다른 수강생이랑 얘기할 때 Mai-Tai랑 Angel's Kiss 같이 나오면 감독관한테 '다음에 뵙겠습니다 ^^'하고 나오자고 농담했던 기억도 떠올랐다.
그래도 어쩌겠나 만들어야지 ㅋㅋ
1분 시간 줄 동안 배치를 확인하는데 Angostrua Bitters가 안보인다. 감독관에게 물어보니 '거기 안에 있어요 찾아보세요, 그러라고 준 시간입니다', '양념 있는데에 있어요' 라길래 찾아보니 타바스코 소스 병에 레이블을 떼고 '앙고스투라 비터스'라고 써있더라 ㅋㅋ 그리고 나서 조주 시작.
첫 번째로 그나마 가장 간단한 Rob Roy를 시작했다. 믹싱글라스에 얼음을 채우고 칵테일글라스에 얼음을 넣어 식힌 뒤 스카치위스키(J&B 레어가 있더라만), 스위트 버무스, 비터스를 넣고 잘 저은 뒤 스트레이너에 걸러서 얼음을 버린 칵테일글라스에 붓고 칵테일픽에 체리를 꽂아 마무리. 깔끔한 출발이다.
두 번째로 Mai-Tai. 필스너글라스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쉐이커에 얼음을 넣은 뒤 럼을 찾았다. 어라? 싸구려 하우스럼이 안보인다; 있는데 못찾은건지 없는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바카디 슈페리어가 눈에 딱 들어오길래 무작정 집고 부어넣었다. 그리고 차례로 트리플섹, 파인쥬스, 오렌지쥬스, 라임쥬스를 넣고 그레나딘시럽을 찾는데.. 푸어러가 병 입구에 꽂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럽이 진해서 그런지 잘 안나오더라. 탈탈 털어넣고 챠카챠카 셰이크. 글라스에 부어넣고 다크럼을 위에 뿌린 뒤 파인애플슬라이스와 체리로 마무리.
이쯤 되니 감독관이 빨리 만드세요 하고 자꾸 재촉한다. 아 나도 빨리 만들고 싶다고요! ㅋㅋ
마지막으로 대망의 Angel's Kiss. 리퀴르글라스를 꺼내놓고 카카오 화이트를 먼저 1/4 높이까지 채워넣었다. 다음으로 우유를 찾는데.. 서울우유가 안보인다! 헐퀴! 여기서 한 20초쯤 허비한 듯. 알고보니 투명한 유리주전자에 허여멀건한 것이 우유더라. 그걸 찾는 순간 감독관이 '1분 남았습니다'라고 하길래 속도를 좀 더 올렸다. 원래는 조심스럽게 따라야 하지만 시간이 없으므로 잔에 수저를 대고 거의 들이붓다시피 했다. 다음 슬로진과 브랜디도 마찬가지로 거의 부었고.. 그래도 콸콸콸 부은게 아니고 수저를 대고 부어서 그런지 약간 층 비슷한게 생기긴 했다. 그리고 코스터 위에 제출하고 나니 한 5초 뒤 '시간 다 됐습니다'라는 말이 들리더라. 옆 테이블은 아마 다 완성을 못했는지, 감독관이 '그대로 그냥 올려놓으세요'라고 하는 얘기도 들려왔다.
그리고 테이블 정리를 다 마치고 시험 종료.
이정도로 어렵게 나오기도 힘들지 싶은데,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레시피대로 빼먹은 것 없이 다 만들긴 했으니 합격점인 60점은 넘을 것 같다. 물론 못넘으면 5월 시험 또 응시해야지 ㅋㅋ